클래식 복식을 언급하면서 맞춤정장을 이야기했습니다.
맞춤 정장에 관심이 생겨서 검색을 해보면 얼마나 많은 맞춤 양복점이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기성복에 비해 비싼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맞춤 정장 특성상 신중하게 양복점을 결정하는 게 좋을 텐데,
막상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결혼 예복 맞춤 후기 작성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작성된 글도 많이 섞여 있어 어디가 좋은지 객관적인 정보만을 거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클래식 복식에 취미를 가진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하는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검증된(?) 양복점을 몇 군데 소개하겠습니다.(순위 없음. 무작위 순. 서울 소재 양복점만)
이 중에는 제가 경험한 곳도 있고 아직 경험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양복점의 선호도나 기술/명성 등은 개인의 취향과 경험 그리고 양복점과 본인 사이의 궁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니
단순 참고만 하시기 바라며, 모든 판단은 여러분이 직접 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여기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해서 유명하지 않다든가 기술이 떨어진다던가 하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단지 제가 모르는 것일 뿐입니다. 언급되지 않은 다른 훌륭한 업체가 있다면 꼭 댓글로 알려주세요.
반니 비스포크 (을지로 3가 역 장교빌딩 지하 1층에 위치)
100년이 넘는 역사의 이탈리아 피렌체의 양복점 Vanni와 기술 제휴한 양복점.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접근성이 좋으며 제작 퀄리티도 뛰어남.
디아이테일러 (강남 노보텔 호텔 지하 1층에 위치)
1968년 맞춤 양복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5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닌 김기선 마스터 테일러가 운영하는 양복점
수트 퀄리티도 뛰어나지만 특히 바지 맞춤을 아주 잘하는 곳으로 유명함.
사르토리아 준 / 사르토리아 나폴레타나 인 서울 (용산구 위치)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여 뼛속까지 아티스트의 피가 흐르는 이탈리아 나폴리 유학 1세대 전병하 사르토(sarto)가 나폴리 유학 후 귀국하여 한국에서 오픈한 양복점.
명성에 맞게 가격도 높고 제작에 시간도 오래 소요됨. 국내 최고의 양복점 중 한 곳.
다른 편집샵을 통해 기성복(RTW) 라인도 전개 중.
세기테일러 (압구정 위치)
오래전부터 전현직 대통령들이 옷 맞추는 곳으로 유명했던 세기양복점.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을 채촌하고 떠둔 패턴도 아직 보유하고 있는 곳.
최근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정희 역할을 맡은 배우 이성민의 영화 속 의상도 실제 70년대에 떠둔 박정희 대통령의 패턴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세기테일러에서 제작함.
명불허전 국내 최고의 양복점 중 한 곳.
볼란테 비스포크 (용산구 위치)
골든 레이시오(Golden Ratio)라고 불리는 상위 라인의 압도적인 퀄리티로 유명한 양복점.
비앤테일러 (청담동 위치)
자서전도 출간하고 국가로부터 철탑산업훈장도 받은 박정열 대표 테일러로 유명한 양복점.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내용의 배경이 된 곳.
루네디 (청담동 리베라 호텔 지하 1층 소재)
수트도 잘 만들지만 아래 언급할 '인데버'와 더불어 셔츠 잘 만들기로 유명한 양복점
레리치 (청담동 위치)
가격대는 다소 높으나 매우 고급스럽고 정성스럽게 잘 만들기로 유명한 양복점으로 국내 최고의 양복점 중 한 곳.
인데버 (중구 신당동 위치)수트도 잘 만들지만 위에 언급한 '루네디'와 더불어 셔츠 잘 만들기로 유명한 양복점 -> 현재 영업여부 불확실
비에스테일러 (관악구 위치)
상호가 대표 테일러의 이름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지는 양복점.
대표 테일러는 유튜버이기도 하며, 양복 제작과정, 양복 업계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올려 유튜브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중.
루쏘소 (청담점, 종로점)
전국에 약 40곳의 지점을 운영하는 큰 규모의 양복점으로 김영태 마스터 테일러가 유명함.
규모가 큰 업체답게 고가의 원단을 대량으로 들여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비스포크 제작 가능함.
주로 결혼 예복 쪽으로 마케팅 중.
코랄로 로쏘 (송파구 위치)
나폴리, 로마 출신 대표 테일러가 운영하는 양복점으로 압구정의 유명 클래식 남성복 편집샵인 안드레아와 콜라보로 트렁크쇼를 진행하는 등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양복점
장미라사 (중구 시청역 근처 위치)
삼성의 제일모직이 세운 양복점으로 제일모직이 개발한 원단으로 수트 제작을 테스트하는 부서로 시작한 양복점.
1988년 삼성 그룹으로부터 분리되어 현재는 제일 모직과 관계없음.
풀핸드메이드인 JANGMEERASA 라인은 가격대가 높으나 '1956 JANGMEE'라는 세컨드 라인(수공+기계제작)이 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맞춤도 가능함.
사르토리아 김민수 / 까사 델 사르토 / 펜사토레 (마포구 위치)
김민수 사르토가 운영하는 테일러 샵으로 압구정의 유명 클래식 남성복 편집샵인 안드레아를 통해 RTW(기성복) 라인의 판매도 활발히 진행 중,
위에 언급하지 않은 훌륭한 양복점도 많이 있는데,
대부분 과거에 맞춤 양복점이 몰려있던 소공동과 명동에 위치한 양복점입니다.
- 종로양복점(을지로 3가) : 1916년경 개업. 3대째 가업 계승 중. 서울시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는 양복점.
- 해창양복점(소공동) : 1929년 개업. 서울시 미래유산
- 아일랜드 콜렉션(소공동)
- 체스타필드 양복점(소공동)
- 미성양복점(명동) : 현재 다음 세대로 승계 중. '네오커스텀테일러'로 상호 변경
이러한 양복점은 역사가 오래되고 과거에는 명성이 있었으나, 아직 다음 세대로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인터넷/SNS 상에서의 마케팅(블로그,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플러스 등)이 활발하지 않아
젊은 세대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이러한 곳에서 양복을 맞추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지만,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테일러와 얼마나 소통을 잘하는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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