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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패션/Swim.Bike.Run

적십자 라이프가드 자격증(인명구조원)

by 후원자 2020. 3. 5.


2011년. 자전거를 열심히 타다 겨울이 오니 날씨가 추워서 도저히 자전거를 탈 수 없었는데 

그래서 나름 실내 스포츠라 할 수 있는 수영을 시작했습니다.(수영 강습도 겨울엔 비수기긴 합니다만)

수영을 열심히 하다 보니 수영 관련 자격증에 관심이 생겼고, 결국 "라이프가드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당시 교육 책자, 수모

 


교육은 주말마다 올림픽공원에 수영장에 있는 깊이 5m의 잠수풀에서 진행됐습니다.

갓 수영에 입문하여 수력(水歷)도 짧은 상태였는데, 교육 전마다 기본 워밍업으로 1.5Km~2Km를 수영하고

그 후에 혹독한 훈련이 이어지니 매 주말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였지요.

 


기본적인 영법(기본 배영/횡영/구조 횡영)부터 입수법, 접근법, 맨몸 구조법, 장비 구조법 등

거기에 가장 중요한 잠영/입영/중량물 운반까지.

입수 / 맨몸구조 (사진: Newsis)

 

장비구조 (사진: Newsis)

 

공포의 중량물 운반 (사진: Newsis)

 

입영(40~50분 쉬지 않고 진행) / 익수자가 뒤에서 덮친 경우를 대비한 탈출 훈련 (사진: Newsis)

 

잠영 (사진: Newsis)

 

토요일은 5시간, 일요일은 6시간 동안 수영장에서 10회 교육(56시간)을 받으니 살이 쭉쭉 빠지더군요!

게다가 교육이 없는 주중에는 숙제(교재 내용 요약 자필 작성 / 일명 빽빽이)도 해야 해서

교육기간 한 달간 주중, 주말 모두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당시 30대였는데도 20대 초반의 체대생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려니 체력이 달려서

교육이 끝나면 몸에 좋은 음식만 찾아먹었던 것 같네요.

 

힘드니 포기할 수도 있었겠지만 힘들수록 이제까지 한 게 아까워서라도

꼭 끝까지 수료해야겠다는 다짐이 더 굳어졌던 것 같습니다.

 

입영(立泳), 잠영, 중량물 운반 이 셋 중에서 하나라도 탈락하면 수료가 안됩니다.

잠영은 문제없이 되는데 입영과 중량물 운반이 문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40~50분 동안 쉬지 않고 진행되는 입영(立永)이 안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자다가 벌떡 깰 정도였습니다.

또 공포의 중량물 운반 때문에 중도 탈락할 것 같아 혼자 연습하러 출근 전/퇴근 후 하루에 두 번이나 

수영장 간 날도 몇 번 있었습니다.

교육하던 수영장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다니던 수영장이니 중량물이 없어서 대신 킥판 7개 포개어

한 손으로 받쳐 들고 구조 횡영으로 연습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수영 차력사 보듯 쳐다봤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검정일이 몇 주 안 남은 상태에서 기적처럼 입영이 가능해졌던 기억.

검정 당일에 중량물 25m 중 마지막 3m는 잠영(?)으로 물먹어가며 악으로 헤엄쳐 갔던 기억.

지원자 70명 중 1차 테스트에서 51명 합격하고 연수 기간 중에 10명이 포기. 

살아남은 41명 중에서 자체검정 때 2명 탈락. 결국 39명이 최종 검정까지 갔습니다.

다시 교육을 받으라면 절대 못할 것 같네요.

 

돌이켜보면 힘들더라도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도전했던 2012년 5월, 6월.

그때의 내 모습이 참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힘들게 딴 자격증 아직까지 갱신 잘 하고 있습니다!

 

이상,

현 대한적십자사 소속 인명구조원의 글이었습니다. (직업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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