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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패션/시계

롤렉스 로렉스 품귀현상과 파텍필립, 오데마피게 시계의 프리미엄

by 후원자 2020. 4. 23.

1. 롤렉스 인기 모델 품귀현상의 시작과 프리미엄

약 10여 년 전부터 롤렉스 시계의 프로페셔널 라인 중 특정 인기 모델(서브마리너, 데이토나, GMT 마스터2 등의 스틸 모델)을 롤렉스 측에서 세계 각 매장에 제한적인 수량만을 공급함에 따라 해당 모델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 인해 2018년 이전만 하더라도 인기 모델을 구입하려면 롤렉스 각 매장에서 예약금을 걸고 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대기 기간은 약 세 달에서 길게는 2년 반까지 있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서브마리너 모델의 경우, 청콤(청판 콤비 / Ref. 116613LB), 흑콤(검판 콤비 / Ref. 116613LN) 모델의 경우 대기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약 세 달로 짧았고, 헐크라 불리는 녹판 스틸 모델(Ref. 116610LV)의 경우는 최장 2년 반까지 대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명 헐크라 불리는 롤렉스 서브마리너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 (Ref. 116610LV) / 사진: Rolex.com


그러나 이러한 대기 시스템이 2018년 중순부터 전국의 모든 롤렉스 매장에서 없어졌습니다.

이제 롤렉스의 인기 모델을 구입하려면 로렉스 매장에 방문했을 때 정말 운 좋게도 매대에 전시되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갓 검수를 마친 인기 모델은 매대에 진열되자마자 바로 구매되어 버리다 보니 정말 천우신조로 운이 좋지 않으면 구입을 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대기라도 할 수 있었기에 대기 순서에 따라 기다리면 언젠가는 롤렉스 인기 모델을 살 수 있다는 보증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기마저 없어져 인기모델을 구입하기 힘들어지는 바람에 갓 구입한 인기모델 들은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중고시장에 팔아도 곧바로 팔리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심지어는 기존에 미리 대기를 걸어두었던 사람들로부터 웨이팅(대기표)을 100~200만원으로 양도받겠다는 사람도 생겨났습니다.

또, 인기 모델에 프리미엄이 붙어버리고, 2019년, 2020년에는 연이어 가격이 인상됨으로써 롤렉스 시계의 중고 가격 또한 덩달아 올랐습니다.

롤렉스가 중고 판매 시 가격 방어가 잘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리테일 가격 약 1600만원이지만 1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롤렉스의 데이토나 스틸(Ref. 116500LN) / 사진: Rolex.com


프리미엄이 붙은
롤렉스 인기 모델을 우연히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해서 롤렉스 매장은 매일 방문하는 손님과, 손님을 가장한 전문업자(프리미엄 되팔이)들로 북적이고,

이제는 맘카페에까지 소문이 퍼졌는지 주부로 보이는 여성 손님들도 일명 롤테크(프리미엄이 붙은 롤렉스 인기 모델을 되팔아 이득을 챙김)를 하려는지 남자들의 인기 모델을 찾는 문의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듯 찾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롤렉스 인기 모델은 매대에 진열되자마자 1초 만에 판매되어 버리고 이는 더욱 롤렉스의 인기 모델을 구하기 힘들어지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롤렉스 대기시스템 폐지에 따른 영향

 

이제 롤렉스 인기모델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유니콘 같은 전설의 동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새 상품을 살 수가 없다 보니 돈이 있는 사람은 매일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해 프리미엄을 주고 업자로부터 구매하는 방식으로 인기 모델을 사고 있습니다.

 


2. 파텍필립 인기 모델의 품귀현상과 프리미엄

이러한 롤렉스 품귀현상과 프리미엄을 참고했는지,

몇 년 전부터 파텍필립도 자사의 엔트리 스포츠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쿠아넛(Aquanaut)과 노틸러스(Nautilus) 모델을 더 이상 매장에 공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천재 시계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인기 모델 노틸러스의 스틸모델(Ref. 5711)의 경우, 대기를 받고 있긴 하지만 약 50년이라는 살아생전에 만나볼 수는 있을지 의문인 대기 기간이 주어집니다.

이에 따라 노틸러스 스틸 모델의 백화점 리테일 가격이 약 3,500만 원인데, 프리미엄이 제값의 배도 넘게 붙어 현재는 1억에 가까운 금액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 상품을 구입조차 할 수가 없다 보니 노틸러스의 중고 가격 역시 프리미엄이 붙은 새 상품의 가격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웨이팅을 하면 50년 후에나 구매할 수 있는 파텍필립의 노틸러스 (Ref. 5711) / 사진: Patek.com

 

3.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품귀현상과 프리미엄

파텍필립은 프리미엄이 붙기 전부터도 높은 가격으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브랜드였던 반면에 오데마피게는 엔트리급 인기 모델인 로얄오크 스틸(Ref. 15400ST, 15450ST 등)의 경우 2,000만원 초중반의 나름 접근하기 쉬운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롤렉스의 품귀현상과 프리미엄에 지치다 못한 사람들이 2019년경부터 오데마피게로 눈길을 돌렸고, 로얄오크 스틸 모델의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자 오데마피게 역시 로열 오크 스틸 모델에 대해 대기 시스템을 없애버렸습니다.

또 2020년에는 금통을 제외한 스틸 등의 모델에 대해 모델별 5~12%의 가격 인상도 단행하였습니다.

2019년 이전의 오데마피게의 로얄오크의 중고 가격은 상태와 연식에 따라 약 1500~1900만 원 정도로 형성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롤렉스의 영향으로 오데마피게도 덩달아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로얄오크는 롤렉스 인기모델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을 주고 구입을 해야 하며, 이는 국내뿐 아닌 전 세계가 동일합니다.

참고로 로얄오크의 중고 가격 또한 현재 2000만원 초중반대로 약 1000만원가량 올랐습니다.

파텍필립 노틸러스에 붙은 프리미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1년여 만에 이렇게 갑자기 프리미엄이 붙고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이 놀랍습니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여 롤렉스와 마찬가지로 대기를 받지 않고 있는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Ref. 15500) / 사진: Audemarspiguet.com

 

4. 품귀현상과 프리미엄이 없어지기 위한 조건

이런 프리미엄 현상을 없애기 위한 혹은 없어지기 위한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일치합니다.

국제 경기가 매우 심각하게 안 좋아져 시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거나, 반대로 롤렉스, 파텍필립, 오데마피게 측에서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혹은 1970년대에 있었던 쿼츠파동처럼 기계식 시계에 대한 선호도가 갑자기 줄어들어 수요가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세계 경기가 기계식 시계 하나 못 살 정도로 극도로 심각하게 안 좋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현재 애플워치 같은 스마트워치가 대세이긴 하지만 쿼츠파동만큼 기계식 시계산업에 크게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각 제조사 측에서도 당장의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듯 현재의 인기를 포기하고 인기 모델의 공급량을 늘릴 것 같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스위스 시계 제조사의 생산도 둔화되었을 것을 감안하면 롤렉스나 오데마피게의 인기 모델은 더욱 구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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