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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패션/시계

까르띠에 팬더 시계와 쟌느 투상 (팬더 드 까르띠에 콤비)

by 후원자 2020. 3. 23.

지난 포스팅에서 시계 브랜드로서 까르띠에의 역사와 위치

그리고 까르띠에의 유명한 시계인 산토스와 탱크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이번 포스팅은 예전에 출시되었다가 단종된 후 최근 다시 출시하여

많은 여성분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팬더 드 까르띠에'(Panthère de Cartier) 시계입니다.


팬더 드 까르띠에에서 팬더는 영화 '쿵푸팬더'의 팬더(Panda)가 아니라 

영화 '블랙팬서'(Panther / 표범)의 팬더입니다.

이 영어 블랙팬서(흑표범) 중 Panther의 프랑스어인 Panthère이고

정확한 프랑스어 발음은 팬더가 아니라 '빵떼(흐)'입니다.

다만, 영어 발음에 더 친숙한 국내 소비자를 위해 '팬더'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까르띠에 창업자의 손자였던 루이 까르띠에는 아프리카 여행 중,

팬더(표범)를 보게 되었고 그 우아하면서도 날카롭고 강한 모습에 매료되어

팬더의 형상과 문양을 모티브로 한 주얼리와 시계를 제작합니다.

최초의 까르띠에 팬더 시계. 다이아몬드와 오닉스 세팅 (1914년)


그 후 루이 까르띠에가 만난 한 여인, '쟌느 투상'에 의해 이 팬더 문양과 형상의 주얼리와 시계는 

더욱 진화하여 까르띠에의 아이코닉한 컬렉션으로 빛을 발하게 됩니다.

루이 까르띠에의 연인이자 까르띠에에서 하이 주얼리 분야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했던 한 여성 

'쟌느 투상'(혹은 잔느 투생 / Jeanne Toussaint)의 생애를 먼저 간략히 소개합니다.

팬더(Panthère)라는 별명의 쟌느 투상

 

쟌느 투상(1887-1978)

1887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쟌느 투상은 유년시절 큰 고생 없이 자랐지만

부친이 병에 든 후 삶이 어려워져 16세에 만난 한 귀족 자제에 의해 
함께 프랑스로 건너가게 되었고
그의 연인(정부)이 되었습니다.


귀족 자제와 어울리며 파리 상류사회의 문화를 접한 그녀는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가브리엘 코코 샤넬(모든 여성이 사랑하는 그 브랜드 샤넬의 창시자 맞습니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그녀가 43세가 되던 해 코코 샤넬의 소개로 루이 까르띠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루이 까르띠에와 쟌느 투상은 가깝게 지내다 서로 사랑에 빠졌으며 둘은 결혼하려 하였으나,

쟌느 투상의 과거 때문에 결혼을 반대한 까르띠에 가문에 의해 결혼하지 못하고
그녀는 결국 루이 까르띠에의 정부로만 남게 됩니다.

그러나 루이 까르띠에는 그녀에게 보석과 관련된 모든 지식과 세공 기술을 전수하고

또 유명한 디자이너로부터 직접 기술을 배우게 해 주었습니다.

이후 쟌느 투상은 독특하고 대담한 창의력을 지닌 디자이너로 태어나게 되었으며,
1933년부터 1970년까지 까르띠에의 하이주얼리 수석 디자이너로서 큰 업적을 남기게 됩니다.


쟌느 투상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 루이 까르띠에는

쟌느 투상에 표범(프랑스어로 '사나운 여자'라는 뜻도 있음)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1917년 그녀에게 표범이 부착된 담배 케이스를 선물합니다.

루이 까르띠에가 쟌느 투상에게 선물한 담배케이스 (1917년)


그 후 쟌느 투상은 루이 까르띠에와

연인 관계로 발전하고 나아가 까르띠에의 디자이너가 되었는데,

쟌느 투상은 식물 및 동물을 모티브로 한 주얼리를 디자인하였고

또 자신의 애칭인 표범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기존의 콜렉션을 더욱 발전시켜

팬더(표범)가 까르띠에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습니다.

일례로 기존의 팬더 디자인이 표범의 얼룩무늬나 표범의 단면만을 표현한 디자인이었다면

1949년 쟌느 투상이 디자인한 팬더는 표범의 모든 형태가 입체적으로 확실히 드러나는

주얼리였던 것입니다.

쟌느 투상이 윈저 공작부인을 위해 제작한 팬더 브로치(1948년 에메랄드(좌)과 1949년 사파이어(우))

 


까르띠에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이 팬더는 1983년 시계 컬렉션에도 정식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팬더 드 까르띠에'라는 명칭을 달고 처음 출시된 이 시계는

약 20년 간 판매 후 2004년경 단종되었는데 2017년도에 다시 출시되었습니다.

2017년 재출시된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 사진: Cartier.com

 


재작년 아내에게 이 까르띠에 팬더 시계를 사주었습니다.

그냥 스테인리스 스틸만 있는 모델보다는 사치재에 알맞게 다이아몬드나 금이 섞인 모델을 추천했는데,

아내는 스테인리스 스틸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모델을 살지 금이 반반 섞인 콤비(투톤) 모델을 살지 

오랫동안 고민하더니 결국 콤비 모델로 구매했습니다.

다행히 반지와도 잘 어울려 사준 저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힘든 육아와도 함께 했습니다.

 

이 팬더 드 까르띠에 콤비 스몰 사이즈의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쿼츠 무브먼트
  • 18K 옐로우 골드 및 스틸 케이스
  • 크기: 22mm x 30mm, 두께: 6mm
  • 블루 합성 스피넬 세팅된 크라운
  • 실버 마감 다이얼
  • 검 모양의 블루 스틸 핸즈
  • 18K 옐로우 골드 및 스틸 브레이슬릿
  • 3 bar(약 30m) 방수


비싼 돈을 주고 왜 쿼츠 무브먼트 시계를 사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성이 기계에 대해 느끼는 감성이 남성의 감성과는 다른 것을 알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여성은 시계를 기계적 감성보다는 하나의 액세서리 정도로만 인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도 불편하고 복잡한 기계식 시계보다는 

정확하고 편리한 쿼츠를 선호하고 저 역시 여성 시계로는 쿼츠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이 남성과 여성의 시계에 대한 인식은 서로 달라서

오랜 전통의 시계 전문 브랜드의 시계를 선호하는 남성들과는 달리

여성들은 에르메스(H아워), 구찌, 샤넬 등의 패션 브랜드 시계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성 입장에서 이런 여성의 시계 선호 브랜드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여성들에게 패션 브랜드가 아닌 시계 브랜드의 시계를 사라고 설득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서로 느끼는 게 다르니 이를 인정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남녀 간 선호하는 시계 브랜드의 간극을 절충할 수 있는 훌륭한 브랜드가 까르띠에라고 생각합니다.

까르띠에는 남성들이 좋아하는 시계 브랜드이자 여성들이 좋아하는 주얼리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부쉐론 콰트로링과 함께 착용한 까르띠에 팬더 콤비 스몰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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